제로에너지

제로에너지 건축과 신재생에너지 연계 방안: 태양광·지열 활용

news-notes 2025. 7. 3. 18:12

제로에너지 건축과 신재생에너지의 필연적 관계

제로에너지 건축(ZEB)은 건축물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량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자체적으로 생산한 신재생에너지로 이를 충당하는 건축 방식을 의미한다. 단순히 단열 성능을 높이고, 고효율 설비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ZEB를 완성할 수 없다. 건축물 자체가 에너지를 ‘생산’해야만 진정한 제로에너지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신재생에너지 설비이며, 특히 건축 현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에너지원이 태양광지열이다.

 

제로에너지 건축과 신재생에너지

 

태양광과 지열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하지만, 공통적으로 현장 설치 가능성, 지속적 자원 공급,  환경오염 최소화,  법적 인센티브 수혜 가능성 등의 장점을 가진다. 또한 두 시스템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태양광은 주로 전기를 생산하며, 지열은 냉·난방 에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제로에너지 건축의 전체 에너지 수요를 시간대별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정부 역시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ZEB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에 대해 제로에너지 인증이 의무화된다. 이 인증에서 핵심 지표는 바로 에너지 자립률(%)인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이 자립률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결과적으로, 태양광과 지열은 제로에너지 건축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들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연계하느냐에 따라 건축물의 등급과 가치는 현저히 달라질 수 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제로에너지 건축 적용 전략

 

태양광 발전(PV, Photovoltaic)은 제로에너지 건축에서 가장 널리 적용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이다. 이는 건물 옥상, 외벽, 창호, 주차장, 캐노피 등 다양한 공간에 설치할 수 있어 활용성이 높고, 발전 예측이 가능하며, 정부의 지원정책과도 가장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태양광 패널은 햇빛을 직접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구조이며, 생산된 전기는 실시간으로 건물의 조명, 콘센트, 공조설비 등에 사용된다.

건축 설계 시에는 태양광 설치 면적 확보가 우선 과제이다. ZEB 1등급(자립률 100% 이상)을 달성하려면 건물의 연간 소비전력과 동일한 수준의 발전량을 확보해야 하며, 통상적으로 1kWp당 연간 1,200kWh~1,400kWh의 발전량을 기준으로 설치용량을 산정한다. 이를 위해 옥상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에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BIPV는 외관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최근 고급 상업용 건축물이나 공공청사 등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설계자는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패널의 방향, 경사각, 일사량 분석, 음영 영향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남향 설치가 원칙이며, 설치 각도는 한국의 경우 평균 30° 내외가 가장 효율적이다. 또한 ESS(에너지저장 장치)를 함께 연계하면 야간이나 흐린 날에도 자체 전력을 활용할 수 있어 에너지 자립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한편, 태양광 설비는 제로에너지 인증뿐 아니라, 녹색건축인증, 에너지효율등급 인증, 탄소중립 건축물 인증 등에서도 높은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종합적인 건축 성능 향상에 기여한다.

시공 측면에서도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고효율 PERC 셀을 기반으로 한 모듈, 양면형 패널, 플렉시블 태양광 필름 등이 등장하면서, 적용 장소와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가는 형태 디자인과 에너지 설비의 통합 설계 능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는 제로에너지 건축의 새로운 설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지열 시스템의 제로에너지 적용 방식과 냉·난방 연계 전략

 

지열 에너지는 땅속의 일정한 온도를 활용해 냉난방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제로에너지 건축에서 기계설비 부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지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해, 여름철에는 지하의 상대적으로 차가운 온도를 이용해 냉방에 활용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지열을 흡수해 난방에 사용하는 구조다. 이는 전통적인 보일러, 냉각기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어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시스템이다.

지열 시스템은 크게 수직밀폐형, 수평밀폐형, 수직개방형으로 구분된다. 국내 건축물에는 주로 수직밀폐형이 적용된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제로에너지 자립률 산정에서 냉난방 소비에너지를 대폭 줄이기 때문에, 태양광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조합 시 높은 인증 등급을 달성할 수 있다.

설계자는 건축물의 용도, 지역의 지질 조건, 연간 부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지열시스템의 용량, 설치 깊이, 배열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히트펌프 효율(COP), 송풍기 전력 사용량, 부하 곡선 등을 고려해 전체 에너지 흐름을 예측하고, 에너지 시뮬레이션 결과에 반영해야 인증에 반영될 수 있다.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와 연계하면 실시간 에너지 소비량과 지열 이용량을 모니터링하여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지열 냉난방 외에도 지중열과 급탕 시스템을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설계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태양열 온수와 지열 급탕 시스템을 통합해 전체 에너지 소비 중 급탕 부하까지 포함한 완전한 에너지 자립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례가 있으며, 이는 공동주택, 병원, 교육시설 등 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건물에서 특히 유효하다. 이러한 설계는 제로에너지 자립률 향상뿐만 아니라, 실내 환경 품질 개선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제로에너지 설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제로에너지 건축의 통합 설계와 정책 연계 방안으로의 확장 전략

 

제로에너지 건축에서 태양광과 지열은 단독 적용보다는 통합 설계를 통한 상호보완적 활용이 가장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지열 히트펌프에 직접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하면 건물의 냉난방까지 신재생에너지로 자립화할 수 있다. 이처럼 설계자는 각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하 곡선 분석, 에너지 소비 시간대 매핑, 축열·축냉 시스템 연계까지 고려한 통합적 에너지 설계를 구현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정책과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사업 경제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지자체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에 적용된 태양광·지열 설비에 대해 설치비 보조금, 세금 감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 연계 지원, 건축 인허가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제로에너지 건축에 태양광을 BIPV 방식으로 적용할 경우 건폐율 완화, 지자체 보조금 최대 70% 지원 등의 혜택을 운영 중이며, LH와 SH공사 등은 지열 기반 냉난방 시스템에 대해 가점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ZEB 인증 시 시뮬레이션에 태양광·지열 설비 적용을 반영하면, 자립률 점수가 상승해 1~3등급의 고등급 인증 달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고등급 인증은 향후 건물 매각 시 녹색건축물로 등록, 에너지 성능 기반 가치 산정, 임대료 프리미엄 확보 등 실질적인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연계는 단순한 친환경 설비를 넘어, 건축 기획-설계-운영-자산관리 전 단계에서 긍정적인 파급력을 가진 전략적 요소다.

 

마지막으로 설계자는 태양광과 지열 설계를 일반 설비 도면의 부속 항목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배치와 구조, 법적 인허가, 에너지 흐름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필요시 에너지 컨설턴트와 협업해 ZEB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될 때, 제로에너지 건축은 단지 의무사항을 넘어서, 미래지향적인 자산 가치를 가진 건축물로서 기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