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

제로에너지 건축을 위한 소규모 건물 중심 ‘넷제로 블록’ 마스터플랜 작성법

news-notes 2025. 7. 26. 06:31

우리는 이제 한 채의 제로에너지 주택을 넘어서, 하나의 블록 전체가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진입하고 있다. 바로 ‘넷제로 블록(Net-Zero Block)’이라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여러 개의 소규모 건축물들이 개별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면서도, 집단적으로는 블록 단위에서 에너지 균형을 맞추는 구조를 말한다. 단지 단위나 마을 단위로 이뤄지는 이 설계 방식은 건축과 도시계획이 만나는 접점에서 이루어지며, 특히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공유형 인프라, 커뮤니티 기반 관리 전략 등 다층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한다. 이 글에서는 넷제로 블록의 개념과 구조, 설계 전략, 기술적 요소, 그리고 계획 단계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항목들을 정리해본다. 단독 건물에서 도시 단위로 확장되는 제로에너지의 마스터플랜, 그 출발은 작은 건물 하나에서 시작된다.

제로에너지 건축 소규모 건물 중심 넷제로 블록

제로에너지 블록 계획의 공간 구성 전략

소규모 건축물의 자립 기반 구조 설계

넷제로 블록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개별 건물의 에너지 자립 기반이다. 각각의 건물이 최소한의 에너지 절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단열, 창호, 기밀, HVAC 시스템 등의 패시브 성능이 충족돼야 한다. 이를 통해 건물 하나하나가 블록 전체의 에너지 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만드는 것이 출발점이다. 또한 지붕 활용이 가능한 저층 구조 위주로 구성하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에도 유리하다.

블록 내 건축 배치와 일조 최적화

단순히 건물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블록 단위에서의 건물 배치는 각 동이 서로의 일조를 방해하지 않도록 계획되어야 하며, 일사량의 최대치를 고려해 남향 위주의 배치 전략이 기본이 된다. 건물 간 간격, 높이 차이, 그리고 그림자 투영 범위 등을 시뮬레이션해 전체 단지의 일조 확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겨울철 일사 확보는 난방 부하를 줄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기능 중심의 커뮤니티 공간 계획

넷제로 블록의 핵심은 공유 기능을 가진 커뮤니티 공간이다. 공동 태양광 설비, 에너지 저장소, 공용 열교환기 등의 에너지 인프라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블록 중심에 계획되어야 하며, 이 공간은 단순한 기술 설비를 넘어 거주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중심 공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는 에너지 기술을 생활에 녹여내고, 주민 참여형 운영 모델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제로에너지 블록의 분산형 에너지 인프라 구성

에너지 자립형 발전 시스템 설계

각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 외에도, 블록 단위에서 공용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하는 방식이 활용될 수 있다. 블록 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현장에서 생성하고 저장하는 ‘분산형 에너지 자립 시스템’은 블록 전체의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또한 태양광 외에도 지열,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을 병합 설계해 에너지원의 다양성과 계절별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공유형 에너지 저장소 및 분배 시스템 구축

넷제로 블록에서는 개별 주택이 남는 전기를 자체적으로 저장하기보다는, 블록 단위로 하나의 공동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를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 저장소는 전력의 피크 수요 시간대를 조절하고, 야간이나 흐린 날에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게 해준다. 분배 시스템은 자동화된 로직에 따라 전력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고, 개별 사용량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스마트 그리드 기반 에너지 흐름 제어

넷제로 블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필수적이다. 전력의 흐름을 예측하고, 에너지 수요가 몰리는 시간을 조절하며, 사용자에게 소비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이 시스템은 블록 전체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핵심이다. 특히 블록 내 가구 간 전력 공유 기능은 에너지 자립을 넘어 에너지 커뮤니티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만든다.

제로에너지 블록 마스터플랜 수립 시 고려 요소

지역 기후와 지형 특성의 반영

블록 설계에서 기후와 지형은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계절별 일사량, 바람의 방향, 강수량, 습도 등은 태양광 발전량과 난방·냉방 부하를 결정짓는다. 또한 지형의 경사, 도로 방향, 토양 상태 등도 배수와 배관, 구조물 배치에 영향을 준다. 설계 초기부터 이러한 요소들을 분석해 블록 전체의 형태와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생활 인프라와 이동 동선의 통합적 설계

제로에너지 블록은 단순히 에너지 효율적인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보행자 동선, 자전거 도로, 마을회관, 어린이 놀이터, 공유 텃밭 등 생활 밀착형 인프라가 에너지 설계와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 특히 보행 위주의 설계는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생활 에너지 총량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진다.

건축·설비·운영의 통합적 시뮬레이션 적용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때는 건축 형태, 에너지 설비, 운영 모델까지 통합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예컨대 건물 배치와 태양광 패널의 각도를 함께 고려하거나, 저장된 전기를 어떻게 각 가구에 배분할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BIM 기반 시뮬레이션과 에너지 수지 예측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단순한 설계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마스터플랜으로 완성될 수 있다.

제로에너지 블록의 운영과 지속 가능성 확보 전략

주민 참여형 에너지 거버넌스 구축

에너지를 단순히 사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관리하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주민이 참여해야 넷제로 블록이 지속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제공, 커뮤니티 에너지 회의, 사용자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거버넌스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참여가 강화되면, 에너지 절감 효과도 더욱 분명해진다.

운영 데이터 기반 성능 피드백 체계 마련

에너지 설비가 설치된 이후에는 실제 사용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추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자동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량, 발전량, 저장량 등을 기록하며, 이를 통해 블록 전체의 운영 효율을 평가하고 보완하는 과정이 가능해진다. 이 피드백은 블록 운영의 품질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확장 가능성과 유연한 시스템 구조 설계

넷제로 블록은 단지 하나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인접 블록 간 연계, 도심 속 블록 추가 개발 등 확장이 용이하도록 유연한 시스템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공용 설비는 표준화된 방식으로 구축하고, 에너지 네트워크도 모듈형으로 설계하면, 향후 도시 전체의 제로에너지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작은 블록이 모여 하나의 에너지 자립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요약정리

제로에너지 건축은 이제 단독 주택을 넘어 블록 단위의 에너지 자립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는 여러 소규모 건물들이 함께 에너지 균형을 이루는 ‘넷제로 블록’ 개념을 중심으로 설계된다. 이러한 블록은 개별 건물의 패시브 성능 확보와 일조 최적화를 바탕으로, 공유형 에너지 인프라와 커뮤니티 공간을 통합하여 전체 에너지 수지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또한 분산형 발전과 저장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흐름 제어를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기후, 지형, 생활 동선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며, BIM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주민 참여와 운영 데이터 피드백 체계는 장기적인 유지관리에 필수적이며, 유연한 시스템 설계는 향후 도시 전체로의 확장 가능성도 담보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넷제로 블록은 기술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에너지 자립형 미래 도시의 핵심 단위가 된다.